감동글

김총필 묘비명

수성구 2021. 7. 18. 04:09

김총필 묘비명

◆ 김종필 묘비명


정치인 金鍾泌 전 국무총리가 영면에 들자 그가 생전에 지었다는

세상에 남길 한마디를 적은 묘비명이 회자되었습니다.

 

영광스러운 국립묘지를 마다하고 영세 반려 아내 곁에 묻히고 싶다는 문구에서

정치 거목이기 전에 한 남편으로서의 면모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는 생전에 인터뷰에서 "세상에 죽음만큼 확실한 것은 없는데도

사람들은 겨우살이는 준비하면서 죽음은 준비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가 눈을 감자 묘비명 전문이 공개되었는데 내용은 물론 해박한 한문실력이 놀라웠습니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생전 자신의 묘비명을 미리 써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인 박영옥 여사 별세 직후 직접 작성했다고 합니다.

박 여사가 2015년 유명을 달리한 후 그가 써둔 묘비명은 총 121자 입니다.

그는 “한 점 허물없는 생각(思無邪)을 평생 삶의 지표로 삼았으며

나라 다스림 그 마음의 뿌리를 ‘무항산이면 무항심(無恒産而無恒心·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바른 마음을 견지하기 어렵다)’에 박고 몸바쳤다”고 적었습니다.

 

또 “나이 90에 이르러 되돌아 보니 제대로 이룬 것 없음에 절로 한숨 짓는다”라며 “숱한 질문에

그저 웃음으로 대답하던 사람, 한평생 반려자인 고마운 아내와 이곳에 누웠노라”고 마무리했습니다.

 

◇ 다음은 김 전 총리가 작성했던 묘비명의 전문.

 

「思無邪」를 人生의 道理로 삼고 한평생 어기지 않았으며 「無恒産而無恒心」을

治國의 根本으로 삼아 國利民福과 國泰民安을 具現하기 위하여 獻身盡力 하였거늘

晩年에 이르러 「年九十而知 八十九非」라고 嘆하며 數多한 물음에는

「笑而不答」하던 者-內助의 德을 베풀어준 永世伴侶와 함께 이곳에 누웠노라.

 

이를 한글로 풀면 다음과 같다

 

“한 점 허물없는 생각을 평생 삶의 지표로 삼았으며,

나라 다스림 그 마음의 뿌리를 ‘무항산이며 무항심’에 박고 몸 바쳤거늘,

나이 90에 이르러 되돌아 보니 제대로 이룬 것 없음에 절로 한숨 짓는데,

숱한 질문에 그저 웃음으로 대답하던 사람,

한 평생 반려자인 고마운 아내와 이곳에 누웠노라”

 

사무사는 생각이 바르므로 사악함이 없다는 뜻입니다.

무항산이무항심은 경제가 궁핍하면 한결같은 마음을 가질 수가없다는 맹자의 이야기입니다.

결국 그가 마음 편히 누울 곳은 아내 곁이었습니다.

 

92세 장수는 물론 명예와 권력을 모두 누렸으니

그의 생은 누구 부럽지 않은 삶이었을 것입니다.

자만할 만도 했겠지만 90에 이르고 보니 89세까지도 잘못 살았다는 고백입니다.

죽음 앞에서 삶을 바라보니 명예나 부도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는 뜻일터입니다.


◈ 인생의 황혼을 아름답게

인생의 황혼을 아름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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