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양승국 신부님

주다주다 못해 줘서는 안 될 당신의 살과 피까지 내어놓으신 사랑의 주님!

수성구 2021. 4. 22. 03:28

주다주다 못해 줘서는 안 될 당신의 살과 피까지 내어놓으신 사랑의 주님!

주다주다 못해 줘서는 안 될 당신의 살과 피까지 내어놓으신 사랑의 주님!


매일 주님께서 우리에게 건네시는 소중한 말씀과 교회의 보물인 성사(聖事) 생활에 충실할 때, 우리 삶은 그리스도 신자에게 걸맞는 품위와 영적 풍요로움으로 가득차게 됩니다.

그로인해 우리는 성령으로 충만해지고, 이 땅 위에서부터 하느님의 얼굴을 뵐 수 있을 뿐 아니라, 하느님 나라를 미리 앞당겨 살아갈 수 있습니다. 첫번째 독서인 사도행전에 등장하는 스테파노가 그랬습니다.

스테파노는 분기탱천한 적대자들의 공격으로 죽음 앞에 내몰렸음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위축되지 않습니다. 뒤로 물러서지도 않습니다. 당당하고 용감하게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을 증언합니다.

“보십시오. 하늘이 열려 있고 사람의 아들이 하느님 오른쪽에 서 계신 것이 보입니다.”(사도행전 7장 56절)

매일 기쁘게 말씀과 성찬의 식탁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축복이 있으니 역경과 고통, 박해와 죽음 앞에서도 초긍정 마인드를 유지합니다.

포악한 적대자들의 폭력 앞에서도 복수하거나 응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용서하고, 그를 위해 기도합니다. 생명의 빵이 주는 힘과 에너지로 인한 기적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스테파노가 그랬습니다. 적대자들이 자신을 향해 살상용 돌을 집어던지는 와중에도 그는 피하거나 도망가지 않고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사도행전 7장 59절)

죽어가면서도 스테파노는 눈을 부릅뜨고 적대자들을 노려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큰 소리로 주님께 그들의 선처를 부탁드렸습니다.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사도행전 7장 60절)

그 모든 배경에 주님께서 매일 건네주시는 생명의 빵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요한 복음 6장 34절)

집회서에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나에게 오너라, 나를 원하는 이들아. 와서 내 열매를 배불리 먹어라. 나를 기억함은 꿀보다 달고 나를 차지함은 꿀송이보다 달다. 나를 먹는 이들은 더욱 배고프고 나를 마시는 이들은 더욱 목마르리라.”(집회서 24장 19~21절)

진리나 지혜의 깊은 내면 속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그 맛에서 떠날 수 없는 것처럼 예수님께서 주시는 생명의 빵에 맛들이는 사람 역시 그분을 떠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향한 욕심이 많으신 분입니다. 우리가 점점 더 당신 가까이 다가서고, 점점 더 당신께 깊이 몰입하기를, 결국 우리가 온전히 당신과 하나되기를 원하십니다. 우리가 그분께 점점 더 가까이 다가서는 순간 우리 역시 예수님을 향한 더 큰 갈증과, 더 큰 열망을 지니게 됩니다.

평생토록 자비와 은총을 흘러넘치도록 베풀어주시는 풍요의 주님이 우리의 예수님이십니다. 주다주다 못해 줘서는 안 될 당신의 살과 피까지 내어놓으신 사랑의 주님이 우리의 예수님이십니다.

오늘도 매일의 성체성사를 통해 당신 사랑의 기적을 되풀이하시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바가 있습니다.

당신께서 그러하셨듯이 우리 역시 가난한 이웃들과 가진 바를 관대하게 나누는 것입니다. 공동체와 형제들을 위해 아낌없이 우리의 시간을 내어놓는 것입니다. 소외된 이웃들, 고통 받는 이웃들 싫다고 해도 쫓아가서 위로의 손길을 건네는 것입니다.

- 양승국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