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연중 제4주간 월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수성구 2020. 2. 3. 16:02

연중 제4주간 월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조욱현 신부 강론

           






 

 

연중 제4주간 월요일

 

복음: 마르 5,1-20: 더러운 영아,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

예수님께서는 게라사로 가셨다. 그런데 이 지방의 본 이름은 게르게사인데 성경을 필사하면서 잘못 옮긴 이름이다. 게르게사는 쫓아낸 자들이 사는 곳이라는 뜻이다. 구세주이신 주님을 대하는 주민들의 처신에 대한 예언적 암시를 담고 있는 듯하다. 그 지역 주민들은 예수님께 자기들 고장에서 떠나 달라고 요청하였기 때문이다.(참조: 마태 8,34; 마르 5,17; 루카 8,37)

 

예수님은 마귀 들린 사람을 만나신다. 그 사람은 어디에서 살고 있는가? 썩은 시체로 악취를 풍기는 무덤에서 산다. 이 세상의 영광을 약속받았던 자가 그곳에 살고 있다. 이러한 곳에서 또한 악령 들린 사람은 무덤에 거처하면서 쇠고랑과 쇠사슬로 묶여 있으면서 밤이나 낮이나 산에서 소리를 지르고 돌로 제 몸을 짓찧곤 했다는 것은 그가 더 이상 비참해질 수 없는 삶을 살고 있었던 것을 보여주고 있다.

 

마귀들은 그분이 하느님이시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본다. “하느님의 아드님, 당신께서 저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를 괴롭히지 말아 주십시오.”(7) 여기서 예수께서는 그 악령 들린 사람에게 구원의 손길을 펴주신다. 예수님께서는 더러운 영아,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8) 하시자 마귀들은 그에게서 나와 돼지 떼들에게 들어갔고 돼지들은 물에 빠져 몰사했다.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마귀들이 사람들에게 똑같은 짓을 해서 바다에 빠져 죽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보여주신 것이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마귀들을 막으셨고,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으셨다. 마귀들이 인간들에게도 저지를 수 있었던 일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마귀들이 돼지들을 소유할 수 있는 힘이 있었다면 인간을 소유할 수도 있었으리라는 것이다.

 

마귀에게 사로잡혔던 사람은 성한 몸으로 예수님을 따르려고 한다. 마귀들의 군대가 자기에게서 쫓겨난 것을 알았다. 이제는 모든 것을 잊고 오로지 주님의 발치에서 마냥 쉬고 싶다고 한다. 그러나 주님은 그 사람의 뜻과는 달리 이렇게 말씀하셨다. “집으로 가족들에게 돌아가, 주님께서 너에게 해 주신 일과 자비를 베풀어 주신 일을 모두 알려라.”(19)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 볼 것은 하느님의 나라를 받아들이고 복음을 받아들이는 데는 지금까지의 나의 생활에서 어떠한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변화는 나의 희생과 노력의 결과로 얻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을 못 알아들을 때, 우리도 그 주민들처럼 예수님께 떠나달라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도 다른 사람의 구원을 위해 나 자신의 희생이 따를 때, 그 희생을 꺼려하여 예수님께 나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하는 마음의 자세가 아니고 그것을 기쁜 마음으로 수용하고 주님께 감사드릴 수 있는 자세를 갖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