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기도 225

회개

회개 성서 하브리어에서 '회개하다','회심하다'는 단어는 '슈브'(shub) 동사이다. 이것은 원래 가던 방향으로부터 돌이켜 정반대 방향으로 가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에 자신의 죄악된 본성을 쫓아 행하던 그 길에서 완전히 돌아서서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길을 향하여 걸어가는 것이다. 성서 희랍어에서 '회개'(회심; repentance)은 '메타노이아'(metanoia), '회개하다'(repent)라는 동사는 '메타노에오'(metanoeo)이다. 이 단어는 '~와 함께, ~와 더불어'(with)라는 뜻의 전치사 '메타'(meta)와 '알다, 깨닫다, 생각하다'(understand,consider)라는 뜻의 동사 '노이에오'(noieo)에서 온 '생각, 마음'(mind, thought)이란 뜻을 가진 명사 '노..

희망의 기도 2022.03.12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마태7~8)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는 '말을 많이 하다', '생각없이 말하다', '쓸데없이 말하다'등의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기도는 카르멜 산에서 바알의 예언자들이 했던 기도나(1열왕18,26), 에페소에서 거의 두 시간 동안이나 외쳐댔던 아르테미스 숭배자의 예에서 찾아볼 수 있다(사도19,34). 또한 하느님을 대상으로 기도한다고 하더라도, 하느님께서 원하시지 않는 기도를 반복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된다. 믿는 이들 가운데서도 은총의 지위를 상실하고 죄중에 기도하거나, 하느님의 뜻과 상관없이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하여 기도하는 이들이..

희망의 기도 2022.03.09

유혹의 극복

유혹의 극복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유혹을 당했다면, 역시 그리스도 안에서 마귀를 쳐 이길 것입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께서 유혹을 당하셨다는 사실에만 주의를 기울이는데, 왜 그분이 유혹을 이기셨다는 것은 생각지 않습니까? 여러분이 그분 안에서 유혹당한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분 안에서 역시 승리하리라는 사실도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마귀를 멀리하실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분이 유혹당하시지 않으셨다면, 유혹을 당하는 여러분에게 그것을 이겨내는 법을 가르치지 못하셨을 것입니다." 성무일도 제2독서에 나오는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중에 나오는 말씀이다. 야고보 서간 2장 13절에 라고 되어 있다. 유혹(temptation)은 사탄과 그 졸개들이 죄에 빠트리기 위해서 하는 것이고, 시험(testing)..

희망의 기도 2022.03.07

죄인을 회개시키러 왔다

죄인을 회개시키러 왔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 (루카5,31-32) 오늘 복음에서 이 구절은 세리, 죄인들과 함께 식사를 하시는 예수님의 행위를 비난하는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에게 예수님께서 일침을 가하시는 대목이다. 예수님께서는 이 비유를 통해 메시야이신 당신의 사명이 바로 스스로 죄인임을 인정하는 이들을 불러 회개시키러 온 것임을 밝히고 있다. 여기서 '건강한'에 해당하는 '휘기아이논테스'(hygiainontes)는 육체적으로 건강하다는 뉘앙스를 지니고 있지만, 그보다는 '도덕적, 윤리적으로 바르다'는 뉘앙스를 더 강하게 띄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여기서 말씀하시는 스스로 '건강한 이들'이란, 종교적, 윤리..

희망의 기도 2022.03.06

사순절에 실천해야 할 새로운 의(義)

사순절에 실천해야 할 새로운 의(義) 자선은 이웃과의 관계를 바로 잡는 일이요, 기도는 하느님과의 관계를 바로 세우는 일이며, 단식은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바로 잡는 일이다. 신구약성경이 두껍지만 거기에 흐르는 사상은 경천애인(敬天愛人)이요, 애주애인(愛主愛人)이다. 하느님께서 신정법(神正法)으로서 인간이 하느님께 가기 위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윤리 도덕과 규범으로 제시한 십계명도 똑같은 가르침이다. 하느님을 만유 위에 공경하고 사랑하도록 3가지 계명을 주셨고, 인간과의 관계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애덕을 실천하기 전에 먼저 인간들이 상호공존(上互共存), 공생(共生)하기 위해서는 남에게 정신적, 물리적으로 손해를 끼쳐서는 안된다는 정신으로 7가지 계명을 주셨다. 그런데 이러한 경천애인, 애주애인의 ..

희망의 기도 2022.03.05

사순절은 동사(動詞)이다

사순절은 동사(動詞)이다 LENT is a verb. 라는 뜻이다. 다시말해 말보다는 실천하고, 결심보다는 행동하라는 말이다. 생각이나 결심이나 입술만의 서비스가 아니라 실제로 구체적으로 지금 여기서(now & here) 회개하고 악습을 끊으라는 말이다. 기도를 봉헌하고 말씀을 공부하며 깨달은 하느님의 뜻을 구체적인 삶의 자리에서 나누고 행하라는 말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에게 가장 보잘것없는 이웃들에게 나누어주고 본인이 진정한 착한 사마리아인이 되어 주라는 말이다. 그렇게 아까워하고 바둥바둥대는 그 물질과 돈을 나누고 자선하며 사랑을 몸으로 행동으로 실천하라는 뜻이다. Lent is a verb. 사순절에는 움직여야 한다. 변화되어야 한다. 실천해야 한다. 내가..

희망의 기도 2022.03.03

낙타의 속성

낙타의 속성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마르10,25) 여기서 '더 쉽다'로 번역된 희랍어 '유코포테론'(yukopoteron)은 비교급으로서 불가능의 의미가 아니고,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바늘귀'에 해당하는 '트뤼페마토스 라피도스 (trypematosraphidos)는 첫번째로 예루살렘성 같은데서 속칭 밤에 이용되던 '바늘귀문'이라고 해석한다. 밤에는 큰 성문이 닫히고, 밤에 누가 죽으면 시신을 성밖으로 끌어낼 수 있는 개구멍 같은 것이다. 그런데 이 바늘귀문은 너무 좁고 낮아서 낙타가 걸어서 통과할 수 없었고, 더군다나 짐을 지고 있을 때는 더 힘든 것이다. 따라서 이 바늘귀문을 통과하고 싶으면, 모든 짐을 내려놓고,..

희망의 기도 2022.03.01

있는 그대로 보기

있는 그대로 보기 예수님께서는 마태오 복음 7장 1~5절에서 남을 심판하지 마라고 말씀하신다.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래야 너희도 심판받지 않는다. 너희가 심판하는 그대로 너희도 심판받고,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받을 것이다.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네 눈속에는 들보가 있는데, 어떻게 형제에게 '가만,네 눈에서 티를 빼내 주겠다.'하고 말할 수 있느냐?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네가 뚜렷이 보고 형제의 눈에서 티를 배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위의 산상수훈의 말씀에서 이웃을 함부로 심판했을 경우 우리는 이웃을 판단한 그대로 이웃이 아니라 하느님께로부터 결정적으로 심판을 받게 된다고 복음사가가..

희망의 기도 2022.02.28

어린이가 주는 위로

어린이가 주는 위로 이제 시애틀을 거쳐 3월초에 메디컬 테스트 때문에 한국을 들어간다. 그래서 뉴 멕시코주 알바쿼키 공동체에서 주일날 새벽5시 30분에 출발하여 자동차로 3시간 30분을 달려 교우들이 엘파소까지 인사하러 와서 미사도 함께하고 고해성사도 보았다. 점심후 사제관에 와서 담소도 하고 오후 3시 30분에 떠나갔다. 사제를 만나러 왕복 7시간 이상을 달려 온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지난 금요일날 쓰러졌다는 소식에 다들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모양이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 하나 있어서 글을 쓴다. 모두 10명이 왔는데, 3살 반(42개월)밖에 안된, 제일 어린 남자 아이 이 재롱을 뜬다. 한달에 한번 공소가서 미사를 드릴 때마다 먼 발치에서 만났지만, 이제 낯설지 않은 모양이다...

희망의 기도 2022.02.27

주님의 이름에 의지하여

주님의 이름에 의지하여 "세 마리의 개구리가 우유통에 빠졌습니다. 그중의 한 마리는 이것이 운명이라 생각하여 체념하였고, 또 한 마리 개구리는 도무지 우유통을 벗어날 수 없다면서 한 숨만 쉬다가 죽어갔습니다. 그러나 세번째 개구리는 우유통에 빠진 현실을 직시하고 코끝을 밖으로 내놓은 채 침착하게 헤엄을 쳤습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자 개구리의 발끝에 무엇인가 닿기 시작했습니다. 개구리가 헤엄을 치는 동안 우유가 굳어 버터가 되었기에 세번째 개구리는 무사히 우유통을 빠져 나올 수 있었습니다. 운명보다 무서운 것은 체념이 아닐까요?" 장용철 시인의 글로 알고 있다. 살다보면 어려운 순간이 오고 모든 것을 체념하고 죽고 싶은 유혹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안 믿는 사람은 나의 운명이 이런건가! 하고는 쉽..

희망의 기도 2022.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