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성경 성서 말씀

나병 환자의 치유

수성구 2016. 1. 9. 02:28

나병 환자의 치유|묵상의 뜰



나병 환자의 치유

루카 복음5장 12-16절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대단한 믿음입니다.
      사람이 어떻게 저만한 높이의 믿음에 도달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정말로 놀라운 믿음입니다.


      온몸이 나병에 걸린 환자라면 어떤 방법으로도 깨끗하게 되고 싶었을 것입니다.
      지난여름 메르스로 많은 사람이 철저하게 격리되어 생활을 해야 하던 때,
      성경의 나병 환자들이 특별히 생각났습니다.
      메르스 환자들은 죽음이 찾아올 때까지 음압 병실에 격리되어, 가족의 위로도 제대로 받을 수 없었고,
      장례마저도 가족이 정상적으로 치를 수가 없었습니다.


      마을에서 떨어져 살아야만 했고 길을 가면서도 “나는 불결한 사람이요!” 하고
      다른 이들이 가까이 오지 않도록 자신이 환자라고 외치면서 다녀야 했던 나병 환자들의 고통은,
      상처 때문에 오는 아픔보다 가정과 사회로부터 추방된 소외의 고통을 감내하기가 더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메르스의 경우처럼, 사실 다른 사람들도 그들을 피해 다녔습니다.
      그래서 수치심과 다른 사람들에 대한 공포를 느끼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죄의식에 사로잡혀 살아야만 했습니다.


      이러한 환자가, 예수님께서 자기를 고쳐 주실 수 있다고 전혀 의심하지 않고 믿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을 그분의 뜻에 내맡깁니다.
      다른 어느 병자처럼 “하실 수 있으면”이라고 의심을 달지도 않고,
      예수님을 유혹하던 악마처럼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이라고 토를 달지도 않습니다.
      이처럼 “저의 병을 고쳐 주셔야 당신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을 수 있겠습니다.”라고
      예수님을 시험하거나 자기 믿음에 조건을 붙이지도 않습니다.
      더욱이 자기를 고쳐 주셨기 때문에 그분을 믿는 것이 아닙니다.
      그분께서 모든 것을 하실 수 있으신 전능하신 주님이심을 굳게 믿으면서,
      자신의 고통을 자애로우신 주님의 뜻에 맡기며 의탁합니다.
      그래서 나병 환자의 믿음에 그저 탄복할 따름입니다. 예수님께서도 그러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 믿음을 보면서 그저 감탄만 할 때는 아니지 않습니까!


      매일미사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