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좋은글

여우 나는 산골

수성구 2022. 9. 25. 05:14

여우 나는 산골

여우 나는 산골 
수수깡 병정 호위받으며 
붉은 고추 하얀 박꽃으로 
수놓은 쪽머리 초가 
저녁노을 따라 사위는 
여름날 군불 연기에 
시나브로 젖어 드는 어둠 
사립문 두드리던 
소슬바람에 떨고 있는 
우물에 빠진 초승달 하나 
텅 빈 마당엔 
화들짝 놀란 낙엽이 구르고 
호롱불 흔들리는 
여인네 한숨이라니…. 
- 정채균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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