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7주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오늘의 묵상
신학생 시절, 성체 조배를 할 때 자주 분심이 들었던 저는
주위의 동료들을 보면서 그들에 대한 부러움과 기도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저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보니 참으로 부끄러워했어야 하는 점은,
그 당시 어느 누구에게도 기도를 가르쳐 달라고 청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여러분도 그런 경험이 있으신가요?
오늘 제자들은 예수님께 기도를 가르쳐 달라고 청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기도 내용과 함께 그 자세까지도 알려 주십니다.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 안에서
“아버지”라는 호칭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떠한 군더더기도 없이 “아버지”라고 부르십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을 부르실 때 사용한 이 호칭은 아들과
아버지의 친밀하고 특별한 관계를 말해 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도 이 호칭으로 하느님을 부르라 하십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요한 19,27)라고 말씀하시며
성모님을 어머니로 소개하신 것처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당신께서 하느님과 맺고 있는 친밀하고 특별한 관계,
곧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로 초대하십니다.
아버지와 나누는 친밀함은 기도의 핵심이며 목표입니다.
‘아버지’라는 호칭 하나만으로
‘다른 민족 사람들의 빈말’(마태 6,7 참조)이 필요 없습니다.
아울러 ‘아버지’라는 호칭은 아버지와 이루는 관계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한 자녀라는 사실도 알려 줍니다.
서로서로 형제로 대하는 것이 ‘아버지’라는 호칭의 진정성을 보여 줍니다.
우리의 기도가 더 단순해지고 깊어져야 하겠습니다.
- 김인호 루카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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