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희망에 대하여
모든 희망에 대하여
아주 무더운 날, 아브라함은
마므레의 참나무들 곁에 앉아 있었습니다.
문득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웬 사람 셋이 자기를 향해 서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는 그들을 보자 즉시 땅에 엎드려 말했습니다.
"손님네들, 괜찮으시다면 소인 곁을 그냥 지나쳐 가지 마십시오.
물을 길어 올 터이니 발을 씻으시고 나무 밑에서 좀 쉬십시오.
떡도 가져올 터이니 잡수시고 피곤을 푸신 뒤에 길을 떠나십시오.
모처럼 소인한테 오셨는데 어찌 그냥 가시겠습니까?"(창세18,1-5)
마므레의 참나무들 곁에서 아브라함에게 일어난 이 광경은
얼마나 놀랍습니까!
말 그대로 세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며 쉬고 원기를 회복합니다.
그리고는 그들을 행복하게 바라보는 아브라함을 응시합니다.
그 세 사람의 눈은 오직 한 사람의 눈, 곧 주님의 눈입니다.
그 눈들은 얼마 전 선조인 그에게 고향을 떠나
우르와 가나안으로 갈 것을 요구했던 그분의 눈입니다.
"네 고향을 떠나 가거라."(창세12,1)
그래서 그는 고향을 버리고 길을 떠났습니다.
이제 더 가깝고 더 친밀한 만남이 이루어집니다.
주님, 당신께서 제게 무엇을 주시지 않았습니까?
천막, 낙타, 양탄자, 양, 부유함.... 하지만
당신은 제가 더 바라는 것은 주시지 않으셨습니다.
어느날 제 대(代)가 이방인에게 넘어가고
저는 자손이 없이 죽을 것입니다.
아니다. 아브라함아.....
너는 한 아들을 얻을 것이다.
너의 대가 이방인에게 넘어가지 않고
네 친자식에게 이어질 것이다.
즉 너는 한 아들을 얻을 것이다.
그래서 "아브라함이 주님을 믿으니
주님께서 이를 갸륵하게 여기셨다."(창세15,1-6참조)
그리하여 그의 아내 사라가 아이를 낳지못하는데다
아브라함도 백 살이나 되어 불가능하게 생각했지만
이사악이 태어나게 됩니다.
하느님은 불가능한 것이 없는 하느님이시라는 것,
바로 이 사실이 믿음의 기초요, 인간의 용기요,
모든 희망에 반(反)하는 희망입니다.
◀◀◀ 보이지 않는 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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