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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17일 사순 제2주간 목요일 제1독서 (예레17,5-10)

수성구 2022. 3. 18. 05:51

2022년 3월 17일 사순 제2주간 목요일 제1독서 (예레17,5-10)

"그러나 주님을 신뢰하고 그의 신뢰를 주님께 두는 이는 복되도다. 그는 물가에 심긴

나무와 같아, 제 뿌리를 시냇가에 뻗어, 무더위가 닥쳐와도 두려움 없이 그 잎이 푸르고,

가문 해에도 걱정 없이 줄곧 열매를 맺는다."  (7~8)

 

앞의 예레미야서 17장 5~6절에서는 사람의 힘을 의지하며 주님을 떠난 자에게 내릴

저주가 선언되었다.

 

이제 예레미야서 17장 7~8절에서는 주님을 의지하고 신뢰하는 자에게 내릴 복이

선언된다.

 

이 두 가지를 비교할 때 복을 받을 사람과 저주를 받을 사람의 차이는 한 가지다. 즉 

복을 받을 사람은 오직 주님 만을 의지한다는 것이다.

 

한편 예레미야서 17장 5절의 본문은 '주님을 신뢰하고 주님께서 그의 신뢰가 되는

그 사람은'이다.

 

여기서 예레미야서 17장 5절의 후반부 문장의 주어는 '주님' 즉 '예흐와'(yehwa)이며, 

'그의 신뢰'에 해당하는 '미브타호'(mibtaho;whose confidence;

whose hope)는 '의뢰', '의지', '신뢰'(시편40,4), '희망'(시편71,5) 등으로 번역되는 

'미브타흐'(mibtah) 3인칭 단수 접미어가 결합된 형태이다.

 

그리고 이 명사는 '의지하다'라는 뜻의 동사 '빠타흐'(batah)에서 유래한 명사

그 의미는 동사와 같다.

 

따라서 예레미야서 17장 7절은 한 어근을 중복적으로 사용하여 그 의미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축복을 받을 사람은 오로지 주님만을 신뢰하는 사람임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이 구절과 대조되는 예레미야서 17장 5절과 연관지어 생각하면, '사람이 아닌

주님을 의지하고, 군대나 군사력이 아닌 전능하신 주님의 능력을 신뢰하며, 그 마음이

주님만을 향하여 있는 그 사람은 복을 받을 것이다'는 의미가 내포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저주 받을 사람 즉 '사막의 덤불'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물가에 심긴 나무'

같은 축복 받을 사람의 상황 예레미야서 17장 8절에 진술되고 있다.

 

'광야의 메마른 곳', '인적 없는 소금 땅'(예레17,6) 즉 사람이 살지 않는 땅에서의 삶은

죽음과도 같은 것이다.

 

'무더위'나 '가문 해'에 그러한 곳의 삶은 사실상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지만 주님을 신뢰하고 의지하는 사람에게 '무더위'나 '가문 해' 아무런 고통이나

걱정을 안겨주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는 '물가에 심긴 나무와 같아'서 '그는 시냇가에 심겨 제때에 열매를

내며 잎이 시들지 않는 나무와 같아 하는 일마다 잘 되리라'(시편1,3)고 했기 때문이다.

 

한편 '무더위가 닥쳐와도 두려움 없이'에서 '두려워하다'라는 뜻의 동사 '야례'

(yare)는 예레미야서 17장 6절의 '보다'라는 뜻의 동사 '라아'(raah)와 함께 

예레미야서에 자주 사용되어 언어 유희(word play)를 보여주고 있다.

 

저주 받은 사람은 좋은 일(예를 들면, 저주의 끝)이 찾아들어도 그것을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축복 받은 사람은 가뭄(저주)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가뭄이 올지라도 생수의

근원이신 하느님께서 그의 곁에 계시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반된 상황의 대조는 유사음을 지닌 두 히브리어 '야레'(yare) '라아'

(raah)의 언어 유희를 통해 더욱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