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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길

수성구 2014. 5. 9. 14:11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모든 길

 

권혁소

 

 

모든 길은

오르막이거나 내리막이다

단 한 뼘의 길도 결코 평평하지 않다는 것

늦게 배운 자전거가 가르쳐 준다

 

춘천에서 속초를 향해 가는 길

느랏재 가락재 말고개 건니고개

오르막이면서 곧 내리막인 그 길

미시령을 넘어서니 바다다

 

바다, 그 또한 끝없는

오르내림의 반복

그러면서 배운다

봄이 오기까지는

모든 관계가 불편하다는 것

 

 

 

ㅡ출처 : 시집『아내의 수사법』 (푸른사상, 2013)

ㅡ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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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길은

오르막 아니면 내리막이라고 한정적이다

다녀보니 그게 맞더라구요

길이 그러하듯이

바다도 마찬가지다

바다의 오르내림의 반복이란 게

파랑의 몸체인 것을

길을 오가며, 파도에 부대끼며 배우지요

사람과 자연의 관계가 평탄할 일 없듯이

불편한 관계를 통해 배우게 되는데

화자는 굳이

‘봄이 오기까지는’이라 못을 박는다

세상일 이 정도는 둘러대야 되는 거 아닌가

시인의 노래는 이래서 정겹다

 

 

 

                              詩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