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모든 길
권혁소
모든 길은
오르막이거나 내리막이다
단 한 뼘의 길도 결코 평평하지 않다는 것
늦게 배운 자전거가 가르쳐 준다
춘천에서 속초를 향해 가는 길
느랏재 가락재 말고개 건니고개
오르막이면서 곧 내리막인 그 길
미시령을 넘어서니 바다다
바다, 그 또한 끝없는
오르내림의 반복
그러면서 배운다
봄이 오기까지는
모든 관계가 불편하다는 것
ㅡ출처 : 시집『아내의 수사법』 (푸른사상, 2013)
ㅡ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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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길은
오르막 아니면 내리막이라고 한정적이다
다녀보니 그게 맞더라구요
길이 그러하듯이
바다도 마찬가지다
바다의 오르내림의 반복이란 게
파랑의 몸체인 것을
길을 오가며, 파도에 부대끼며 배우지요
사람과 자연의 관계가 평탄할 일 없듯이
불편한 관계를 통해 배우게 되는데
화자는 굳이
‘봄이 오기까지는’이라 못을 박는다
세상일 이 정도는 둘러대야 되는 거 아닌가
시인의 노래는 이래서 정겹다
詩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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