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을 통과한 믿음
창세기22장에서 성조 아브라함은
자신의 나이 99세, 사라이 나이 89세에
하느님의 약속의 말씀을 듣고
일년 뒤 100살에 이사악이
주어지는 것을 체험하고는,
하나밖에 없는 외아들 이사악을
기꺼이 제물로 바치는
결단과 행동을 보인다.
아브라함의 전반부 인생의 믿음은
75세에 들은 주님의 약속의 말씀이
이루어지지 않으니까
86세에 사라이의 이집트 몸종인
하가르에게서 이스마엘을 낳아
가지는(창세16,16)
본성적이고 보잘것없는 믿음이었다.
하지만 100세에 이사악을 갖게 하시는
하느님은 불가능이 없으신
전능의 주님임을 자신의 후반부
인생에서 체험하고는,
기꺼이 모리야산에서 외아들
이사악을 번제물로 바치게 된다.
그러니까 그의 후반부 인생에서
가지고 있는 믿음은 대단한 것이었다.
말하자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시는
하느님께서는 자신의 하나밖에 없는
외아들 이사악을 죽였어도
다시 살리시는 권능의 주님이심을
확신하는 믿음인 것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믿음은 바로
그 믿음, 성조 아브라함의 그 믿음에
동참하는 자녀들이어야 한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과거뿐만
아니라 우리의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도
다 예지하시고 현재의 우리를
다루시는 전지(全知; omniscientia)하신
하느님이시기에 우리는 어떠한
주님의 시험도 잘 통과해야 한다.
주님게서는 결코 우리를 버리시는 분이
아니시기에 그리고 우리가 결코
잘못되기를 원하시는 분이 아니시기에
지금 여기에서의 시험을 그분 섭리와
신덕 안에서 잘 통과해야 한다.
그래서 성 필리보 네리 사제는
자신이 기도하고 간절히 청한 내용이
이루어지지 않했을 때, 이렇게
기도했다고 한다.
"주님! 지금 제 뜻이 안 이루어지고
있으니 바로 당신의 뜻이 이루어지고
있군요. 진정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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