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좋은글

힘들면 한숨 쉬었다 가요

수성구 2022. 2. 11. 02:52

힘들면 한숨 쉬었다 가요

힘들면 한숨 쉬었다 가요.

 

사람들에게 치어 상처받고 눈물 날 때,

그토록 원했던 일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사랑하던 이가 떠나갈 때.

우리 그냥 쉬었다 가요.

 

나를 진심으로 아껴주는 친구를 만나

그동안 가슴속에 담아두었던 말들,

 

서럽고 안타까웠던 이야기,

조근조근 다 해버리고 힘든 내 마음을

지탱하느라 애쓰는 내 몸을 위해

 

운동도 하고 찜질방도 가고

어렸을 때 좋아했던 떡볶이, 오뎅 다 사 먹어요.

 

평소에 잘 가지 않던 극장에도 가서

제일 웃긴 영화를 골라 미친듯이

 

가장 근 소리로 웃어도 보고 아름다운 음악

, 내 마음을 이해해줄 것 같은 노래 쟁생하고

 

재생해서 듣고 또 들어봐요. 그래도 안 되면

병가내고 며칠 훌쩍 여행을 떠나요.

 

경춘선을 타고 순천으로 가도 좋고

땅끝마을의 아름다운 절 미황사를 가도 좋고

 

평소에 가고 싶었는데 못 가봤던 곳,

 

그런 곳으로 혼자 떠나요.

 

그런 시간들을 보낸 후 마지막으로

우리 기도해요. 종교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이렇게 힘들어하는

나를 위해 나를 좀 더 사랑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를 해요.

 

그리고 용서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를 해요.

그래야 내가 사니까,

 

그래야 또 내가 살아갈 수 있으니까

제발 용서하게 해달라고 아이처럼 조르세요.

 

힘들어하는 당신이 곧 나이기에 오늘도

그대를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 혜민스님(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중에서

 

'백합 >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믐의 단비  (0) 2022.03.27
사는대로 얼굴이 바뀐다.  (0) 2022.02.23
화투장 비광-좋은글(花鬪張 雨光)  (0) 2021.12.29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0) 2021.07.29
인생은 음악처럼  (0) 2021.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