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기도

비워야 산다

수성구 2021. 5. 27. 04:39

비워야 산다

오늘 마태오 복음 5장 48절에는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Be perfect, therfore,

as your heavenly Father is perfect.'

 

여기서 '완전', '온전'에 해당하는

'텔레이오스'(teleios; perfect)는

구약에서 '결여됨이 전혀 없는 온전함'

이라는 뜻을 지닌 '샬렘'(shalem)과

'흠없이 정결함'이라는 뜻을 지닌

'타밈'(thamim)과 관계되는 단어이다.

 

구약에 나오는 노아나 아브라함,

다윗과 욥 같은 이들을 볼 때,

도덕적 윤리적 측면에서 인간 행위의

완전(完全)이 아니라

'하느님과의 관계적 측면에서의

완전함'을 말한다고 보아야 한다.

 

말하자면, 하느님의 완전한 통치

(지배, 다스림)를 받으며,

하느님께 전적으로 순종하는 모습이

바로 '텔레이오스'(teleios)의

차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한가지 중요한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인간 스스로는

결코 완전해질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뜻을

깨닫고, 마지 못해서나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겉이 아니라

속을 보시는 하느님을 진정한 기쁨과

순종의 마음으로 사랑하고,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려는 적극적인

삶을 살 때, 하느님의 은총의 도우심으로

비로소 완전해질 수가 있다는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당신의 하나밖에

없는 외아들, 무죄하신 천주 성자

예수님을 인류 구원의 제물로

내놓으셨고, 예수님께서도 당신의

본질인 신성을 감추시고 자신을

비우셔서('케노시스'; kenosis)

죄를 제외하고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으로 이 땅에 구원자로 오셨다.

 

그리고 십자가에 죽기까지 하느님

아버지께 순종하신 삶을 사셨다

(필리2장).

 

그렇기 때문에 당신의 제자되고자

하는 자도 누구든지 먼저 자기 자신을

끊고, 매일 자기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따라야 한다고

말씀하실 수가 있는 것이다.

 

아담과 하와의 이기적 자아와 타락한

본성을 하느님의 말씀과 뜻 앞에서

버리고 내려 놓는 것이 쉽지 않기에,

자신의 소명의 십자가와 더불어

자신의 뜻을 버리는 데서 오는 아픔의

십자가를 매일 날마다 지고 당신을

따를 때, 당신 안에서 참된 자아를

실현할 수 있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비워야 산다. 내여 놓아야 길이

보인다. 모든 애착과 집착, 탐욕을

주님과 사람들 앞에 내려 놓아야 한다.

 

지금 잡고서 놓지 않으려고

바둥 바둥대는 것이 무엇인가?

사실 그것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것, 바로 욕심이 아닌가?

 

지금 움켜 잡고 있고, 움켜 잡으려

애쓰는 것들이 자신의 영원한 삶과

구원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 아닌가?

 

움켜잡고 있는 손을 펴라,

그래야 참된 자유와 평화와 기쁨이

성령의 선물로 주어질 것이다.

 

우리는 죽을 때 아무 것도 가져 가지

못하고 이 땅에 올 때처럼

빈손으로 갈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행사한 자유(自由)에

대해서는 반드시 하느님과 사람들

앞에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하느님께서는 그때

'상선벌악'(償善罰惡)이라는 당신의

공의(公義)에서 나오는 가르침으로

심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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