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행복 가득한곳

영혼의 메아리가 있는 만남

수성구 2021. 2. 9. 04:04

영혼의 메아리가 있는 만남

차 한잔의 사색

*◐ 영혼의 메아리가 있는 만남 ◑* 살아있는 영혼끼리 시간과 공간을 함께 함으로써 서로가 생명의 환희를 누리는 일을 '만남'이라고 한다면, 생명의 환희가 따르지 않는 접촉은 '마주침'이지 만남이 될 수 없다. 우리가 진정으로 만나야 할 사람은 그리운 사람이다. 한 시인의 표현처럼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다'는 그런 사람이다. 곁에 있으나 떨어져 있으나 그리움의 물결이 출렁거리는 그런 사람과는 때때로 만나야 한다. 그리워하면서도 만날 수 없으면 삶에 그늘이 진다. 그리움이 따르지 않는 만남은 지극히 사무적인 마주침이거나 일상적인 스치고 지나감이다. 마주침과 스치고 지나감에는 영혼의 메아리가 없다. 영혼의 메아리가 없으면 만나도 만난 것이 아니다. / 법정스님의 '버리고 떠나기' 中에서

 

관계의 온도


 


.‘레이저 눈빛’을 쏘아대던 사람들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보는 사람을 얼어붙게 할 정도로 차가운 눈빛을 발사해서 분위기를 냉랭하게 만들었던 사람들이다. 얼음공주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타인의 감정에 어떤 공감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그렇게 부른다. 인정이 없고 냉혹한 사람들을 극단적으로는 냉혈한(冷血漢)이라고 부른다. 오죽하면 차가운 피가 흐른다고 표현할까. 창자마저 차갑다는 의미에서 냉장(冷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이 짓는 미소는 냉소(冷笑), 그들이 타인을 향해 내뱉는 독설은 냉어(冷語)라고 부른다. 영어권 사람들이 타인에게 무관심하고 불친절한 사람들을 ‘콜드 피쉬(cold fish)’라고 부르는데, 이 또한 냉어(冷漁)가 아닌가.

관계의 깊이는 온도로 표현돼
몸이 따뜻할수록 세상을 신뢰
따뜻한 공간이 힐링의 시작점

주변에 온통 이런 사람들뿐이라면 세상은 온기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얼음 지옥일진대, 다행히도 우리 주변에는 따뜻한 미소로 우리를 뜨겁게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언제나 온화(溫化)한 미소를 보내주는 사람들 덕분에 우리 삶의 온도는 늘 36.5도다. 그들이 건넨 따뜻한 말 한마디가 우리를 절벽에서 돌려세웠고, 그들이 건넨 따뜻한 손이 우리를 일으켜 세웠다.

뜨거운 피가 흐르는 의리의 친구가 곁에 있다면 밤길도 두렵지 않다. 친구 간의 뜨거운 맹세는 우리 마음을 얼마나 든든하게 만들었던가. 노년기의 여유는 젊은 날의 열애(熱愛)의 기억 때문 아니던가. 어머니의 따뜻한 집밥은 영원한 영혼의 음식이 아니던가.

이처럼 관계의 언어는 온통 온도로 가득 차 있다. 관계의 언어는 온도의 언어다. 관계라고 하는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하고 그것에 대해 소통하기 위해 인간이 고안해낸 가장 효과적인 은유가 온도다. 물론 ‘거리’의 언어를 통해 관계를 나타내기도 한다. 가까운 사이라거나 먼 친척이라는 말들로 관계의 깊고 얕음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관계를 표현하기 위해 우리는 ‘차갑다’ ‘따뜻하다’ 등의 온도의 언어를 주로 사용한다.
우리 몸이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생존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요소 중 하나가 적정한 체온이다. 체온은 우리 몸의 상태를 알려주는 신호체계다. 의사나 간호사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몸에 이상이 느껴지면 가장 먼저 스스로 체온부터 확인한다. 이마에 손을 갖다 대고 체온을 재는 행위야말로 인류가 체득한 고도의 생존 기술인 셈이다.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타인을 기술할 때 가장 원초적으로, 그리고 가장 빠르게 사용하는 판단 기준이 따뜻함(warmth)이다. 타인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도 그 사람의 사진을 잠깐만 보면 그의 온화함 정도를 추측해낼 수 있다. 사람을 평가하는 수많은 기준 중에서 온화함이 으뜸이라는 점은 관계의 언어가 온도의 언어일 수밖에 없음을 지지해준다.

결국, 인간에게는 주변의 사물과 사람들을 온도에 따라 구분하는 특기가 생긴 것이다.

최근의 뇌 과학 연구는 온도를 경험하는 뇌의 영역과 관계를 경험하는 뇌의 영역이 중복된다는 사실까지 밝혀냈다. 인간의 뇌에 있는 대뇌섬(Insula)은 위험과 불확실성에 관여하는 영역인데, 이곳이 몸이 차가울 때도 활성화된다고 한다. 체온이 낮아지면 대뇌섬이 작용하여 주변의 위험과 불확실성에 대하여 경계하는 모드로 돌입하고, 체온이 높으면 세상과 타인에 대한 경계심이 사라지고 불확실성과 위험에 대한 불안이 줄어드는 것이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몸이 따뜻한 순간에는 자신과 타인의 관계가 가깝다고 느끼고, 몸이 차가운 순간에는 타인과의 심리적 거리가 먼 것처럼 느낀다고 한다. 심지어 몸이 따뜻해졌을 때 타인과 세상에 대한 신뢰가 늘어난다는 참신한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마음이 외로우면 괜스레 춥게 느껴지고, 날씨가 추우면 왠지 모르게 외로움이 밀려오는 듯한 우리의 경험이 근거가 있음을 보여준다.

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졌다. 체온을 관리하는 것이 관계를 관리하는 길이 될 수 있다니 온도에 각별히 신경을 쓸 필요가 있겠다. 타인의 아픔이나 상처를 치유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들의 마음을 열고 싶다면 그들을 맞이하는 공간을 따뜻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그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물 한 잔이 이미 치유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관계의 언어가 온도의 언어라는 점을 알고 나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어쩌면 부모님에게 따뜻한 보일러를 놔드리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빙산의 일각” 이라는 말이 있다. 대부분은 숨겨져 있고 겉으로 드러나는것은 극히 일부분 이라는 말을 의미 하기도 한다.

세계적인 심리학자 S.프로이트 또한 우리가 의식하고 사는것은 30%밖에는 안되지만, 내면의 깊은 무의식 속에 감춰진 감정들이 어떤 환경에 부딪혔을 때 튀어나온다고 한다.

 

나는 세계에서 두 개의 보화를 갖고 있다. 나의 벗과 나의 영혼이다. / R. 롤랑

돈 부족보다 더 큰 가난은 무식이라 불리는 가난이다. 대부분의 남자들과 여자들은 세상의 아름다움, 좋은 것, 그리고 영광들을 모르고 있다. 그들의 영혼은 빈약하다. 빈약한 지갑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빈약한 영혼이다. / 토마스 드라이어

두꺼운 의복이 봄의 자유를 압박하듯이 부귀는 영혼의 활동을 방해한다. / 에모 필

사람의 영혼의 가치라는 것은 높이 올라가는 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올바르게 행동하는 점에 있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참된 학문이다. / 몽테뉴

바깥에는 형태가 있고 안에는 생각이 있고 가장 깊은 곳에는 영혼이 있다. / 도교

소유물의 부족은 개선할 수 있으나 영혼의 가난은 해결하기 쉬운 것이 아니다. / 몽테뉴

영혼, 그것은 인간을 지상의 다른 모든 것과 구별하는 영원한 불꽃이다. / 쿠퍼

영혼을 살찌우는 데에만 신경을 쓰게 될 때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사회의 진보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 톨스토이

위대한 영혼은 침묵 속에서 괴로워한다. / 실러

진정한 당신의 본질은 육체가 아닌 영혼에 있음을 깨닫지 않으면 안 된다. 자기의 영혼을 육체보다 높이 하고 세속적인 구덩이에 빠지지 않도록 영혼을 지키며, 육체로 하여금 영혼을 이기지 못하게 하라. 그리고 당신의 생활을 육체와 더불어 같이 하지 말고 더욱더 영혼과 함께 늘 있도록 하라! 그 때 당신은 모든 진실한 길을 열고 나갈 것이며 자기의 참된 사명을 다하며, 고요히 신의 품안에 안길 것이다. / 아우구스티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