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주님의 향기

그들 중 한 명이 구세주가 될 것이오

수성구 2020. 12. 13. 04:57

그들 중 한 명이 구세주가 될 것이오

그들 중 한 명이 구세주가 될 것이오!

(엠마오로 가는 길에서 송현 신부)

 

어느 마을에 점점 기울어가는 수도원이 있었습니다.

수도자들이 하나둘 줄어들더니 마침내 다섯명만 남았습니다.

맥이 빠진 수도자들은 하루종일 불만스런 표정으로 지냈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수도원장이 고명한 추기경을 찾아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습니다.

추기경님.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게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이제 수도자들은 예전처럼 서로를 존경하지도 않고 하는 일에도 관심이 없습니다.

조용히 듣고 있던 추기경이 말했습니다.

 

 

가서 전하십시오!

예언에 의하면 그들 가운데 한 명이 구세주가 될 것이오!

놀란 수도원장은 곧바로 달려가서 그 말을 전했습니다.

수도자들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웃음을 터뜨렸지만

그날 밤 그들은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자신 외의 다른 누군가가 구세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다음 날부터 소도자들은 말 한마디라도 예의를 갖추었고

동료를 바라보는 눈에는 존경심이 가득했습니다.

우연히 수도원에 들른 마을의 한 사내가 수도자들의 그러한 모습에서

깊은 감동을 받고 돌아갔습니다.

다음 날부터 하나둘 사람들이 그 수도원을 찾아오기 시작했고

이후 그 수도운은 마을의 빛과 영혼의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유대인은 전통적으로 가정 공동체를 소중히 여겼습니다.

특별히 자녀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극진했습니다.

태어날 아기가장차 구세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가정의 중요성에 대해 마더 데레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상에 가장 없어서 안 될 것은 가정이고.

세상에서 가잘 필요한 사람은 부모이다.

실상 가정은 하느님께서 섭리하신 원초적인 제도이고

예수님도 이 가정에서 삼십 년 동안 구원 사업을 준비하셨습니다.

가정은 인간성을 길러내는 최초의 학교이며 인간을 사회화하는 원초적인 장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는 일찌감치 가정을 작은 교회로 불러왔습니다.

 

 

그런데 가정의 행복은 파랑새처럼 멀리서 운 좋게 날아드는 것도 아니요.

또 누가 선물로 안겨주는 것도 아닙니다.

가정의 행복은 가족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그 옛날 유대인이나 예화에서의 다섯 수도자들처럼 자기 공동체 안에서

서로 서로를 구세주로 여기며 지내면 어떨까요.

그래서 내가 먼저 배려하고 낮아진다면 바로 그곳에 행복이 깃들지 않을까요.

내가 먼저 머리를 숙이고 한 발 뒤로 물러선다면 사랑과 존경이 넘쳐나지 않을까요.

그렇게 가정마다 또 한 분의 구세주를 모심으로써

행복의 보금자리를 마련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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