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동안의 성사 중지
33년 동안의 성사 중지
루카 복음6장 1-5
“당신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오?”
1801년 신유박해 당시 조선에서 활동했던 첫 번째 성직자인 주문모 신부가 순교한 후
조선땅의 천주교도들의 성사생활은 어쩔 수 없이 멈추게 됩니다.
그로부터 무려 33년 뒤인 1833년 겨울이 돼서야 두 번째로 유방제 신부가 조선교구에 도착하게 됩니다.
무려 33년 동안의 성사 중지. 혹독한 박해와 더불어 성직자 없는 평신도들만의 교회공동체가 되어버린
조선교구에 대해 당시 선교사들은 막 태동하던 조선교구의 천주교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절망적 예상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사 생활 없는 33년의 시간이 지난 후에도 이 땅에는 천주교인들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과연 미사도, 영성체도, 고해성사도, 신부도, 수녀도 없는
그것도 박해를 겪고 있던 조선교회는 어떻게 그 시간을 견디어내고, 나아가 성장할 수 있었을까요.
그들의 신앙은 성당이라는 건물 안에만, 성사 생활에만, 주일(안식일)에만 국한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들은 일상 안에서 천주교인의 덕을 실천했습니다.
전과 같은 방식의 신앙생활이 중지된 요즈음을 사는 천주교인으로서
우리들의 신앙을 뼈아프게 돌아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이 시련 속에서 우리들의 사소한 일상의 순간순간이 모두
주님께 올리는 거룩한 성사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 그리스도인은 성당 밖에서도 그리스도인입니다.
남창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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