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주님의 향기

하늘의 선물

수성구 2020. 7. 1. 02:08

하늘의 선물

 

 

7월 첫째주 연중 제14주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마태 11.25-30)

 

 

하늘의 선물

(신은근 신부. 마산교구 신안동성당 주임)

 

 

중학생 때 역사시간. 공부가 싫었떤 아이들이 엉뚱한 질문을 했다.

지나간 역사를 배워 뭘 합니까?

선생님 답변은 간단했다.

얼마나 고생하며 오늘을 이루었는가!

이것을 배우는 것이 역사다.

고통 없이 이루어진 문화는 없다.

성숙한 인생 역시 시련을 전제로한다.

좌절을 경험하고 극복했기에 따뜻한 오늘이 있는 것이다.

 

 

멍에는 소 목덜미에 얹힌 ^ 모양의 굽은 막대기다.

그곳에 줄을 달아 수레나 쟁기를 끈다.

소 입장에선 귀찮지만 멍에가 있어야 부릴 수 있다.

 

 

사람에게도 멍에는 있다.

살면서 만나는 억울함이다. 생각하면 고통스러운 기억들이다.

 

 

주님은 당신께 오라고 하신다.

그러면 안식을 얻을 것이라고 (마태 11.28)

어떤 행동이 그분께 가는 것일까?

우선은 자신의 멍에를 그분께서 주시는 것으로 여기는 것이다.

편한 멍에는 없다.

고통이 은총임을 깨달을 때 가볍게 느껴질 뿐이다.

 

 

평생 한복을 만들어 온 이가 30년간 옷 만들며

내린 결론이라며 전해준 이야기다.

성격 좋은 사람의 옷은 바느질도 잘되고 염색도 잘되고

전혀 애먹이지 않는데..

까다로운 사람의 옷을 만들면 어느 한구석이 꼭 애를 먹인다고 했다.

이유가 뭘까?

너무 따지면서 살면 이웃이 긴장한다는 말이 아닐는지?

 

 

 

 

 

들추고 까발리는 곳에 따뜻함은 없다.

너무 따지면 삶은 어두워지기 마련이다.

알고 있떠라도 모르는 듯 덮으면 주변은 밝아진다.

밝은 사람은 성격이 좋은 사람이다.

자신의 멍에를 자기 몫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세상은 그런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가끔은 예기치 않은 사건이 멍에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시련과 실패도 삶의 한 부분이다.

그런 과정을 거쳐야 인내를 체득하게 된다.

그러기에 멍에는 사람의 본 모습을 보라는 하늘의 선물이다.

 

 

믿음 안에 머물면 결국은 은총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것이다.

그런 뒤에야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는 말씀을 깨닫게 된다.

지난날 실수 때문에 어두운 미래를 상상해서는 안된다.

 

 

미워하라 말하는 것은 쉽다.

사랑하라고 말하는 건 어렵다.

사람이든 세월이든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너무 쉽게 사랑하라고 외친다.

입으로만 말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사랑은 행동이 따라야 한다.

좋은 쪽을 보려는 줄기찬 노력이다.

 

 

내 멍에는 편하다.

사랑의 멍에이기 때문이다.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나에게 오라.

안식을 주겠다.

주님이 끌어주시겠다는 말씀이다.

앞날은 우리 것이면서 그분의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