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주님의 향기

친교에 거룩함이 빠지면

수성구 2020. 5. 27. 06:22

 

친교에 거룩함이 빠지면

 

5월 다섯째주 성령 강림 대축일

성령을 받아라

(요한 20.19-23)

 

 

친교에 거룩함이 빠지면

김태근 신부. 서울대교구

 

 

고독하고 상처받은 갈 곳 없는 영혼을 구원하는 마지막 한잔.

그것을 신의 글라스라 한다.

오래전 읽은 바텐더의 한 구절이다.

이 한 권의 만화책은 신부에게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었으니

2전 3기 노력 끝에 조주기능사(바텐더)라는

국가고시 자격증을 취득하고야 말았다.

 

 

그즈음 읽은 또 한 권의 책이 있다.

헨리 나우웬의 이 잔을 들겠느냐...에서 예수는

제자들에게 물으신다.

내가 마시게 될 잔을 너희도 마실 수 있느냐?

이는 일상의 삶에서 각자의 슬픔과 기쁨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뜻이다.

 

 

때로는 자신 있게 마실 수 있습니다...대답하지만.

조금이라도 힘들라치면 못마시겠는데요..하며 발뺌하기도 한다.

 

 

하지만 예수는 당신의 잔을 온전히 비우셨다.

그 잔에 담긴 기쁨. 슬픔. 고통. 영광 모두를.

그 비결은 하느님과 온전히 일치했기 때문이리라.

 

 

이제 예수는 우리도 앞에 놓인 인생의 잔을 완전히 비울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주는. 그런 사랑을 주고 싶어 하신다.

바로 성령이다..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요한 20.22

 

 

사랑은 자신에게 딸린 모든 것을 하나로 만듭니다.

그것은 마치 불이 금붙이들을 녹여 한 덩어리의 금으로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사랑이 불붙지 않는다면 그 많은 것들이

하나로 뭉쳐질 수 없습니다.

 

 

 

 

 

 

술을 공부하며 놀란 것이 럼진. 보드카 등 독한

알코올 증류주를 스피릿Spirit.이라 한다는 것이다.

스피릿(술)과 홀리 스피릿(성령)은

둘 다 사람의 마음을 뜨겁게 하는 공통점이 있찌 않은가.

 

 

사람들이 왜 술을 마시는가 조사해보니

친교와 일치를 위해서란다.

하지만 거룩함(Holy)이 빠지고 스피릿(Sprit)만 있는 친교에는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많아 보인다.

술이 소통을 돕기도 하지만 판단력을 흐려

엉뚱한 다툼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레위11.44)

우리의 일상에서 거룩함을 등한시하며 행하는 일치는

반쪽짜리 일치이다.

하느님의 뜻을 외면한 채 제멋대로 살던 인간들이

다시금 서로의 말을 알아듣게 된 것은

바로 오순절 성령의 불꽃 때문이다.

 

 

그들은 놀라워하고 신기하게 여기며 말하였다.

우리가 저마다 자기가 태어난 지방 말로 듣고 있으니

어찌 된 일인가? (사도2.7-8)

 

 

성령ㅇ께서는 여러분 안에 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분이 떠나가지 않도록 하십시오.

그분은 여러분이 배고파하는 것을 보시고

먹을 것을 주십니다.

 

 

그분은 여러분이 목말라하는 것을 발견하고

여러분을 취하게 하십니다.

여러분을 취하게 하는 것이 그분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