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심화된 상태
글 : 손용익 그레고리오 선교사
열심히 기도를 하는 어느 순간부터 기도가 시들해지고
두려움이 생기거나 어둠과 고통이 느껴지나 하면
하느님이 정말 나를 사랑하는지 반문하는 순간이 온다.
이러할 땐 자신이 자만에 빠져 있거나 자기만족에
도취되어 있지 않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아무런 생각 없이도 하느님 곁에 머물 수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환상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심오한 내적기도는 하느님의 영이 내밀한 움직임에 의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다가 올 수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깨어있어야 한다.
가끔 사람들은 자신이 성령에 의해 계시를 받은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데 매우 조심해야 할 일이다.
기도 중에 중요한 것은 자신의 부족함을 일깨우는 것,
그리고 죄를 지을 수밖에 없는 나약한 존재임을 인정하고
자신을 의탁하려는 마음을 가져야 신앙의 허영에 빠지지 않는다.
기도는 순수해야하며 순수하다는 것은 특별한 은총과
위로를 갈망하지 않고 스스로 만족하려는 의식에서 벗어나서
하느님의 성령이 자신 안에 강림하기를 바라고 그 성령이
자신 안에서 활동해주기를 바라는 의탁하는 마음의
의지의 표명 그 자체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이렇게 드리는 순수한 기도는 우리 영혼을 사로잡으며
꾸밈없이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 속으로 빠져들게 할 것이다.
순수한 기도는 세속의 온갖 잡다한 것에서 벗어나게 하며
오로지 하느님 안에 머물면서 하느님의 보호를 받게 되고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걱정도 벗어나게 한다.
세속의 말과 생각에 이르는 길이 차단되고 오직 하느님께만
열려진 상태의 기도가 될 때, 우리 영혼은 내적, 외적으로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게 되며 한결 성숙된 신앙인으로서의
밝고 맑은 모습을 이룰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때가 영혼의 심화된 상태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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