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하얀 등대방

가을이 오는 길목입니다|……──

수성구 2019. 9. 23. 01:47

가을이 오는 길목입니다|……── 하얀♡등대방

       


 

 
       



       

      가을이 오는 길목입니다


      가을이 오는 길목입니다.
      멀리서 아주 멀리서
      새끼 강아지 걸음처럼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나
      바다 끝에서 연분홍 혀를 적시고
      떨리듯 다가오는 미동
      괜스레 가슴이 미어집니다.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내 마음 안달이 났습니다.
      차마 전하지 못했던 사랑
      가을보다 먼저 전하고 싶어서
      내 마음 안달이 났습니다.


      물살 같이 빠른 세월이라
      사랑도 그렇게 흘러갈까봐
      미루고 미루어 전하지 못한 마음
      어린 짐승 날숨같이 떨며
      소리없이 그대를 부릅니다.


      가을이 온 뒤에도 지금처럼
      높은 산과 긴 강을 사이에 두고
      멀리서 바라 봐야만 한다면


      꽃망울 속 노란 꽃가루 같이
      가득한 그리움을 어떻게 할까요.

      갓핀 꽃잎같이 곱고
      보름달 같이 밝은 그대는


      작은 새의 깃털같이 부드럽고
      함박눈 같이 나리입니다.

      아아, 가을이...


      바다 끝에서 생겨난 가을이
      새끼 고양이 눈망울 같이
      내 마음을 바라봅니다.

      어린 짐승 발소리처럼


      가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가을이 나뭇잎에 안기기 전에
      나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나의 사랑을 전하고 싶습니다.
      가을보다 먼저 전하고 싶습니다


      ㅡ 좋은 글 중에서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