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그 까꿍 ,하면 분홍빛 보조개를 지으며 방긋 웃음 짓는 아가의 모습을, 쏙 빼닯았다
끼니 거르지 않고 꼬박 진지를 챙겨 드시지만 숟가락질이 서툴러서 이불이나 방바닥에 흘리기 일쑤이고 똥 오줌을 못 가려 언제 철이 들꼬, 지청구를 듣지만 천진무구 저 천상의 유희법을 벗어날 뜻은 없으신가 보다.
울 엄마 아직 요강에 눈 배설물을 마시는 오줌요법은 모르시지만 이따끔 사방 벽에 빛깔도 찬란한 황금 벽화를 그리시는데 그 화풍은 내 소견에도 매우 전위적이시다
엊그젠 14인치 텔레비젼 안테나 줄을 뚝 끊어 잇몸으로 잘근 잘근 맛있게 씹고 계셨는데 그 깊은 속내야 다 알순 없지만 이제 지상의 교신은 두절하고 천상과 직접 교신 하시려나보다
가끔씩 콜콜 코를 골며 주무시다 옹알이 하듯 들려주던 교신 내용을 해독해보면, 천상의 쌀 창고는 늘 비었는지 배가 고픈데 왜 밥을 안 주냐는 투정이시다 말썽장이 울 엄마,이제 겨우 두 살!
지은이 /고진하 - 시집[ 시 하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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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상동 나눔소리
글쓴이 : 백합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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