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고운시

덩쿨 장미 담장| ♣ .........

수성구 2018. 5. 29. 05:47

덩쿨 장미 담장| ♣ .........고운詩 모음방

           

보은의 달 6월...

      해맑은 연초록 잎사귀 끝마다

      앵두 같이 맺혔던 꽃봉우리

      그 꽃 봉우리들이 일제히 터져나와

      흉물스런 가시 철망 담장을 감싸

      송이 송이 붉은 꽃송이 다발로 바꾸었다.

      덩쿨 장미의 사랑의 빛깔보다

      더 강렬한 붉은빛이 어디 있으려나

      병실 밖의 그 꽃송이 흐드러지게 만발한 때

      모른체 하고 눈감아 버렸던 친구가 미워서

      애써 덩쿨 잠미를 외면하려해도

      외면 할 수 없는 그 정렬의 빛의 꽃송이 다발,

      그 꽃송이 들도 이제 그 아름다움을

      미련없이 접으려 하는 첫 여름...

      이제는 여름

      태양의 계절

      바다가 부르는 계절,

      세월은 가도 추억은 아물 거린다.

      꽃송이 어우러진 담장따라 걸어가니

      그 강렬한 아름다움을 접으려 하는

      들장미들도 아름다움은 변함이 없을듯

      인심은 조석으로 변해도

      변치않은 계절의 수레바퀴

      들장미가 다시 돌아올

      늦은 봄의 파노라마를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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