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글

할머니의 팔찌

수성구 2017. 5. 23. 02:30

할머니의 팔찌






할머니의 팔찌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할머니와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사춘기가 되면서 잔소리가 많은 할머니를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할머니의 방이 따로 마련되지 못해 제 방에서 지내셨는데 저는 그게 싫어 짜증을 내기 일쑤였습니다. 중학교에 다니던 어느 날, 할머니는 교통사고를 당하셔서 다리를 절게 되셨습니다. 그전까지 참 깔끔하고 옷차림이 단정했었는데 거동이 불편해지고 나서 방에서 시큼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나 할머니랑 방 쓰기 싫어!" 그 후, 우리 집은 방이 두 개 더 많은 집으로 이사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저는 할머니와 다른 방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방이 달라져도 반갑게 맞아주시는 할머니는 그대로였지만 별다른 이유가 없이 저는 할머니가 싫었습니다. 그리고 할머니는 제가 대학교 때 돌아가셨습니다. 돌아가신 날 가족 모두가 슬픔에 빠져 있을 때였습니다. 엄마는 나에게 알록달록한 팔찌를 주셨습니다. 그 팔찌는 제가 초등학교 때 할머니께 선물했던 것이었습니다. 할머니는 손주가 준 그 팔찌가 얼마나 소중했던지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녔다고 하셨습니다. 전 한동안 팔찌를 들고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할머니의 영정 사진을 보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철없던 어린 시절 멋모르고 세상을 살아서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어른이 되어서야 하나씩 깨우치고 있습니다. 철이 든다는 것은 내 입장보다 주위 사람들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는 것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 따뜻한 하루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