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은 어디에
오늘 예수님께서는 나병환자 열사람을 고치십니다.
죽음을 생각하며 절망에 빠져있던 이들을 새로이 나게 하십니다.
하지만 새 생명을 받은 열 사람 중에 오직 한사람만이 돌아와 하느님을 찬양하고
예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복음을 통해서 자신의 신앙을 돌아보게 됩니다. 우리는 세례성사를
통해 새 옷을 입고 거듭났으며 영원한 생명의 길로 초대받은 사람들입니다.
마치 오늘 나병환자들이 치유를 받은 것처럼, 우리는 은총을 받아 사는 것입니다.
하지만 얼마나 감사하며 신앙생활을 하는지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혹시 지금도 기도할 때에 불만족스러운 마음으로 자기의 청을 주님께 강요하고,
봉사자로서의 삶을 마치 족쇄라고 생각하는 나는 아닌지, 사랑과 감사와 찬양보다는
비판과 지적을 더 좋아하는 내 모습은 아닌지 살펴봅시다.
주님께서는 오늘 나병환자 열사람에게 하셨듯이 우리 모두에게 지극한 사랑을 주십니다.
세상에 자녀들을 위해 자기 살과 피를 내어 놓는 절대자 신이 있습니까?
성체를 주시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계십니다. 우리를 태어나게 하시고 살게 하시며
하늘을 주시고 땅을 주셨으며, 사랑을 알게 하시는 분이 바로 우리 안에 사십니다.
병들었을 때에나, 큰 시련이 닥치거나 사건이 일어날 때에도 우리가 견뎌내게 하시며
오히려 희망을 품게 하시는 주님, 부활을 안겨주시는 주님께서 우리 안에 계시는 것입니다.
그러함에도 우리가 감사를 드리지 않고 예수님을 나 몰라라 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오늘 독서에서는 말합니다. 우리가 주님께 감사드리며 그분과 함께 죽으면
그분과 함께 살 것이고, 우리가 견디어 내면 그분과 함께 다스릴 것이지만,
우리가 그분을 모른다고 하면 그분도 우리를 모른다고 하실 것이라고 이야기해줍니다.
갖가지 은총 속에 있으면서도 신앙생활을 버거워하고 자주 감사드리지 못했던 나라면
이제 진심으로 주님의 이름을 부르며 ‘참 신앙을 살겠노라’ 고백해야겠습니다.
그러면 주님께서도 우리에게 속삭이실 것입니다.
“일어 나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수원교구
임성진 베드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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