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오월 // 노천명(盧天命) ☆...시 와 좋 은 글 °♡。
푸른 오월 // 노천명(盧天命)
청자(靑磁)빛 하늘이 육모정 탑위에 그린 듯이 곱고 연못 창포 잎에 여인네 맵시 위에 감미로운 첫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는 정오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웬 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 속으로 몰려드는 향수를 어찌하는 수 없어 눈은 먼 데 하늘을 본다.
긴 담을 끼고 외딴 길을 걸으며 걸으며 생각이 무지개처럼 핀다.
풀 냄새가 물큰 향수보다 좋게 내 코를 스치고 청머루순이 벋어나던 길섶 어디선가 한나절 꿩이 울고.
나의 태양이여 ! 활나물. 호납나물. 젓가락나물. 참나물을 찿던 잃어버린 날이 그립지 아니한가. 나의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라도 부르자. 서러운 노래를 부르자.
보리밭 푸른 물결을 헤치며 종달새 모양 내 마음은 하늘 높이 솟는다.
오월의 창공이여 ! 나의 태양이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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