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님과 어릿광대 |☆...성 모 님 사 랑 °♡。
* 성모님과 어릿광대 *
바르나베라는 보잘 것 없는 어릿광대가 있었습니다. 그는 여러 가지 재주와 마술로써 이 도시 저 도시를 유랑하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어떤 수도자를 만나 자기도 날마다 성모님을 찬양하며 순결하게 살고 싶으니 허락해 달라고 간청했습니다.
수도자는 바르나베가 너무나 간절히 간청하기에 그의 뜻을 받아들여 수도원으로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바르나베가 수도원에 들어가 보니 모두들 성모님을 섬기기 위해 자기 재능과 기술과 지식을 다투어 뽐내고 있었습니다.
수도원장은 성모님의 미덕을 다룬 책을 편찬하고 어떤 수도자는 익숙한 솜씨로 그 논문을 송아지 가죽에 베끼고 또 다른 수도자는 거기에 섬세한 성화를 그리고, 또 어떤 수도자는 석상을 다듬고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들을 바라보면서 바르나베는 자기의 무지함과 무력함에 서글픔을 느꼈습니다.
"모두들 성모님께 사랑을 바치고 있는데 나는 뭐람."
바르나베는 전보다 더욱 열심히 자기 할 일을 찾아보았지만 매일 더욱 슬퍼질 따름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는 매우 기뻐하며 성당으로 뛰어갔습니다.
그때부터 바르나베는 매일 대부분의 시간을 성당에서 보냈습니다. 그는 이제 슬퍼하거나 한탄하지도 않았습니다.
갑자기 변해 버린 바르나베를 보고 다른 수도자들이 이상스럽게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수도자들은 바르나베가 성당에 있는 동안에 살그머니 성당 문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대체 그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몹시 궁금했던 것입니다.
수도자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바르나베가 제단의 성모상 앞에서 물구나무 선 자세로 두 발로 여섯 개의 공과 열두 자루의 비수를 가지고 재주를 부리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바르나베는 성모님을 위해 단지 자기가 가진 유일한 재주를 부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바르나베의 행동을 몰래 엿본 수도자들은 그가 성모님을 모독한다며 야단법석이었습니다. 수도원장은 그가 순진하기는 하지만 아마도 머리가 이상해진 것이라 여겼습니다.
수도자들은 바르나베를 성당에서 끌어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였습니다. 제단의 성모님께서 사뿐히 내려와 푸른 망또자락으로 바르나베의 이마에서 방울져 내리는 땀을 씻어 주는 것이었습니다.
- 아나톨 프랑스의 '성모의 마술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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