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주님의 향기

양파 한 뿌리|☆...

수성구 2017. 1. 22. 02:41

모바일 작성글 양파 한 뿌리|☆...주 님 의 향 기 °♡。

       

양파 한 뿌리


옛날에 몹시 심술굿고 인색한 노파가 살았다.
이 노파는 평생 한 번도 착한 일을 한 적이 없었다.
그녀가 죽자 악마들이 그녀를 데리고 가서 지옥의
불구덩이에 집어던졌다. 그녀의 수호천사는 그녀를
하느님께 데려가기 위해 그녀가 생전에 착한 일을
하나라도 기억해내려고 애썼다.

그때 갑자기 한 가지 생각이 났다. 수호천사는 그 일을 하느님께 말씀드렸다. "그녀가 언젠가 채소밭에서 작은 양파 하나를 캐어 거지에게 주었습니다."
그러자 하느님께서 "그러면 그 양파를 가져다가 그것을 잡고 불구덩이에서 나올 수 있도록 노파에게 주어라.
그대가 그녀를 그곳에서 끌어올릴 수 있다면
그 노파는 낙원에 들어갈 수 있으리라."

천사는 노파에게 달려가 작은 양파를 던져 주었다.
"여기 이것을 잡으시오.
내가 당신을 끌어올릴 수 있는지 한 번 해봅시다."
그는 조심스레 그 양파를 끌어올렸다.
그녀가 거의 다 끌어올려졌을 때, 불구덩이에
있던 다른 죄인들이 그것을 보고 자신들도
올라가려고 모두 그녀에게 달라붙었다.
하지만 그녀는 발로그들을 쳐내며 소리 질렀다.
"나만 올라가야 돼.너희는 안돼.
이건 내 양파야. 너희 것이 아니라구."
그녀가 그렇게 내뱉는 순간 양파는 두 쪽으로
쪼개지고 말았다. 노파는 다시 불구덩이에 떨어졌다.
이 모습을 본 수호천사는 눈물을 흘리며
그곳을 떠나갔다. 그리고 그 노파는
오늘날까지 그곳에서 불타고 있다.

-F. M.도스토예프스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