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최악을 상상하라
조개
조개는 살아남기 위해 진주를 만든다.
조개가 입을 벌리고 활동할 때 모래 같은 이물질이 들어온다.
이때 조개는 분비물을 내뿜어 이 물질을 감싸기 시작한다.
이 물질로부터 상처를 받지 않으려고 자꾸 감싸는 것이다. 이것이 진주다.
결국은 진주는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면서 탄생한 영광의 상처인 셈이다.
잡초
잡초는 어떤 상황에도 버티면서 자란다. 씨앗이 어디에 떨어졌든
거기서 희망의 싹을 틔운다.
아무리 좋지 않은 조건에서도 불평불만을 하지 않는다.
주어진 상황을 인정하고, 그 다음 자신의 생존을 모색한다.
잡초는 위로 자란 줄기보다 아래로 자란 뿌리가 훨씬 깊다.
잡초들의 질긴 생명력, 그 원천에는 보이지 않는 땅속의 뿌리에 있다.
2활이 겉모습이라면 8활이 뿌리다. 식물들은 고산지역으로 올라갈수록 덜 자라면서
뿌리는 깊게 내린다.
산메 발톱은 겉모습의 세 배를 뿌리로 가지고 있다. 돌꽃은 무려4배다.
난초가 아닌 잡초가 되자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기업이나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마치 붙박이의자에 앉은 것처럼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거품이 부풀든 터지든 그들의 자리는 항상 일정하다.
그들은 언제나 꿋꿋하다.
이런 능력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최악의 가능성을 언제나 열어놓기 때문이다.
최악, 그 이상을 염두에 놓고 리스크 관리를 해온 결과가
오늘의 생존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악의 가능성을 열어 놓으면 웬만한 위험이 다가와도 여유를 확보할 수 있다.
여유는 위험 속에서도 주변 사람들까지 챙길 수 있게 해준다. 서로를 격려하고 칭찬해
위험을 돌파할 지혜를 모아낸다. 더욱 큰 이점은 만족의 눈금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최악으로 치달을 수도 있는데, 지금 이정도면 얼마나 다행이야’ 하면서
현재의 상황에 만족하게 된다. 지금에 만족하면 차분해 진다.
무리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만족은 조개가 뿜어내는 분비물과 같은 작용을 한다.
외부에서 뚫고 들어온 온갖 뾰족하고
위험한 물질을 감싸고 또 감싼다. 그래서 영롱한 진주를 만들어 낸다.
만족으로 뾰족한 것을 감싸지 않으면, 내면에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공포에 질려 잘못된 판단을 내리고,
결국에는 밧줄을 놓아버리는 비이성적 행동을 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