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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 복음서
회개하지 않는 고을들 (마태 11, 20-24)
13 "불행하여라, 너 코라진아! 불행하여라, 너 벳사이다야! 너희에
게 일어난 기적들이 티로와 시돈에서 일어났더라면, 그들은 벌써
자루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앉아 회개하였을 것이다.
14 그러니 심판 때에 티로와 시돈이 너희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15 그리고 너 카파르나움아, 네가 하늘까지 오를 성싶으냐? 저승까지
떨어질 것이다.
16 너희 말을 듣는 이는 내 말을 듣는 사람이고, 너희를 물리치는
자는 나를 물리치는 사람이며, 나를 물리치는 자는 나를 보내신 분
을 물리치는 사람이다."
일흔두 제자가 돌아오다
17 일흔 두ㄱ) 제자가 기뻐하며 돌아와 말하였다. "주님, 주님의 이
름 때문에 마귀들까지 저희에게 복종합니다."
18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나는 사탄이 번개처럼 하
늘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19 보라, 내가 너희에게 뱀과 전갈을 밟고 원수의 모든 힘을 억누르는
권한을 주었다. 이제 아무것도 너희를 해치지 못할 것이다.
20 그러나 영들이 너희에게 복종하는 것을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ㄱ) 일부 수사본들에는 '일흔' 이다.
하느님 아버지와 아들 (마태 11, 25-27 ; 13, 16-17)
21 그때에 예수님께서 성령 안에서 즐거워하며 말씀하셨다. "아
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
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
게 이루어졌습니다."
22 "나의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나에게 넘겨주셨다. 그래서 아
버지 외에는 아들이 누구인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
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버지
께서 누구이신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23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제자들에게 따로 이르셨다.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
24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예언자와 임금이 너희가 보는 것을 보
려고 하였지만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들으려고 하였지
만 듣지 못하였다."
가장 큰 계명 (마태 22, 34-40 ; 마르 12, 28-34)
25 어떤 율법 교사가 일어서서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말하였다.
"스승님,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있습니까?"
26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율법에 무엇이라고 쓰여 있느
냐? 너는 어떻게 읽었느냐?"
27 그가 "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힘을 다하고 네 정
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고'ㄱ) '네 이웃을 너 자신
처럼 사람해야 한다.'ㄴ) 하였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28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옳게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여라.
그러면 네가 살 것이다."
ㄱ) 신명 6, 5 ㄴ) 레위 19, 18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
29 그 율법 교사는 자기가 정당함을 드러내고 싶어서 예수님께,
"그러면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하고 물었다.
30 예수님께서 응답하셨다.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예리코로 내
려가다가 강도들을 만났다. 강도들은 그의 옷을 벗기고 그를 때려
초주검으로 만들어 놓고 가 버렸다.
31 마침 어떤 사제가 그 길로 내려가다가 그를 보고서는, 길 반대쪽
으로 지나가 버렸다.
32 레위인도 마찬가지로 그곳에 이르러 그를 보고서는, 길 반대쪽으
로 지나가 버렸다.
33 그런데 여행을 하던 어떤 사마리아인은 그가 있는 곳에 이르러
그를 보고서는,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
34 그래서 그에게 다가가 상처에 기름과 포도주를 붓고 싸맨 다음,
자기 노새에 태워 여관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 주었다.
35 이튿날 그는 두 데나리온을 꺼내 여관 주인에게 주면서, '저 사람
을 돌보아 주십시오. 비용이 더 들면 제가 돌아올 때에 갚아 드리
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36 너는 이 세 사람 가운데에서 누가 강도를 만난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 주었다고 생각하느냐?"
37 율법 교사가 "그에게 자비를 베푼 사람입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마르타와 마리아를 방문하시다
38 그들이 길을 가다가 예수님께서 어떤 마을에 들어가셨다. 그
러자 마르타라는 여자가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셔 들였다.
39 마르타에게는 마리아라는 동생이 있었는데, 마리아는 주님의 발
치에 앉아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
40 그러나 마르타는 갖가지 시중드는 일로 분주하였다. 그래서 예수
님께 다가가, "주님, 제 동생이 저 혼자 시중들게 내버려 두는데
도 보고만 계십니까? 저를 도우라고 동생에게 일러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41 주님께서 마르타에게 대답하셨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
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42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
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