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희에게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는 것을 안다.”
아침마다 하느님을 생각하며 시작하려고 노력합니다.
내 마음의 첫자리에 모셔지도록.
그러나 주님께서는 ‘나는 너희에게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는 것을 안다’고 꼬집으십니다.
하루 중 여러 차례 기도를 바치면서 주님의 도우심을 청합니다.
순간순간이 그냥 흘러가지 않도록.
그러나 주님께서는 ‘네게는 하느님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며 속상한 말씀을 하십니다.
나만큼 하느님 사랑하는 사람도 그리 흔치 않을 것이라고 자부하면서, 세상의 믿음 없음을 걱정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하느님을 향한 너의 사랑은 자기 이익에 부합할 때만 그렇다’고
내 속을 들추어내십니다.
주일이 되면 주님 앞에 나의 지난 한 주를 봉헌하고 새로운 한 주를 살아갈 힘을 얻으려
미사 참례를 거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진정 하느님 앞에 나오는 것인지 습관적인 것인지 모르겠다’며
나의 봉헌을 의심하십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는 질타의 말씀은
주님을 반대하는 유다인을 향한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한 것은 그 말씀이 나에게 하셨더라도 그다지 부당하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진정으로 있다면,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스스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쯤이면 ‘나는 너에게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안다.
그것도 가득하게!’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알고 계셨군요’라고 답할 수 있을까요?
남상근 신부